산업보건에서 AI의 도입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먼저 해결해야할 문제가 무엇인지 확인합니다. 6화. 헬미닥 박형준 대표 인터뷰
- 정형화된 업무부터 AI가 스며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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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화에서 우리는 K2B 시스템과 비정형 데이터(PDF, 수기 입력 등)가 가진 한계를 살펴보며, 산업보건 데이터의 표준화가 왜 시급한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그렇다면 데이터가 제대로 흐르기 시작한 미래, 혹은 이미 생성형 AI가 일상 깊숙이 들어온 지금, 산업보건 현장에서 일하는 우리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진료실의 의사부터 현장의 보건관리자, 산업위생 전문가, 그리고 정책을 설계하는 공무원까지,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이 고민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진료실 안팎에서 AI의 최전선에 서 있는 박형준 호흡기 내과 전문의를 만났습니다. 그는 종합병원 봉직의이자, 환자의 증상을 사전 분석하는 의료 AI 서비스 헬미닥(HelmiDoc)의 대표이기도 합니다. 현장에서 그가 직접 겪은 AI의 효용과 한계는 산업보건 생태계 전체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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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막연한 우려도 있지만, 현장에서 AI를 먼저 도입해 본 실무자들의 경험은 조금 다릅니다. 박형준 전문의는 복잡한 환자 케이스나 심층적인 자료 조사가 필요할 때 AI의 도움을 받습니다. 충분한 임상 정보를 주면 AI가 전문의 수준의 논리적 추론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타 과 협진 전 진단 방향을 점검하기도 합니다. "초지능(Superintelligence)은 사실 이미 와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그의 현장 체감 온도입니다.
그가 개발한 '헬미닥'의 사례는 의사뿐 아니라 타 직군에게 AI가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잘 보여줍니다. 환자가 내원 전 증상을 입력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1차 병원으로 가야 할지, 응급실로 가야 할지 적절한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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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구조사분들이 피드백을 주신 적이 있어요. 응급실에서 환자를 안 받아줘서 동동거리는 경우가 많은데, 안과처럼 특수한 과의 질환일 때 차라리 1차 병원으로 환자를 안내하는 데 (AI가 정리해 준 정보가) 큰 도움을 받았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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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미닥 서비스 화면 - 환자의 사전 입력을 바탕으로 자동 생성한 초진 기록지] 환자의 산발적인 호소가 주증상, 현병력, 과거력, 동반증상 등 임상적으로 구조화된 포맷으로 정리되어 있다. AI 1차 문진 보조의 실제 구현 사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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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사업장의 보건관리자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매일 쏟아지는 근로자들의 다양한 건강 상담이나 가벼운 질환 호소에 대해, AI가 1차적인 분류(Triage)와 기초 가이드를 보조해 준다면, 보건관리자는 고위험군 관리나 핵심적인 뇌심혈관·근골격계 예방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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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가 수행하는 검진 판정 업무를 포함해, 산업보건 현장의 많은 일들은 꽤 정형화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해 박 전문의는 현실적인 전망을 내놓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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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본인의 일이 기계적인 물음들로 해결이 되는 것이라면 대체 위험도는 높습니다. 문진표에서 모든 것이 정형화된 형태로 일 처리가 가능하고, 환자 케어마저 정형화되어 있다면 그 일은 대체하기 아주 쉬운 일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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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화는 특정 직군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산업위생기사가 매번 반복적으로 작성하는 노출 평가 결과보고서, 보건관리자의 반복되는 서류작업, 담당 공무원의 단순 데이터 취합 업무 역시 시스템이 고도화될수록 가장 먼저 자동화될 영역입니다. 하지만 이는 직업의 소멸이 아니라 역할의 이동을 의미합니다. 단순 판정, 반복적인 서류 작업은 AI와 시스템에 맡기고, 전문가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한 차원 높은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입니다.
- 의사는 AI가 선별한 직업병 위험 신호를 해석해 다학제적 예방 전략을 세우고,
- 산업위생 전문가는 자동화된 측정 결과들을 바탕으로 공학적 개선(환기 설비 등)과 근본적인 노출 저감 전략에 집중하며,
- 보건관리자는 행정 업무에서 벗어나 근로자와의 깊이 있는 소통과 현장 밀착형 건강 증진 기획에 주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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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도입된다고 해서 각 전문가의 고유 지식이나 윤리적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생성형 AI가 가진 태생적 한계, 즉 환각(Hallucination)을 걸러내는 역량이 새로운 필수 소양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AI가 지어낸 가짜 판례를 그대로 인용해 서면을 낸 변호사가 법원 출입을 정지당하는 등의 징계 처분을 받은 바가 있습니다. 산업보건 영역에서도 AI가 엉뚱한 화학물질 노출 기준을 제시하거나, 잘못된 건강 가이드를 생성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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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일을 맡길 떄에는 그 내용이 적절했는지, 환각(hallucination)은 없었는지 교차검증하는 게 인간 본연의 몫입니다. 이런 작업들이 귀찮고 손이 많이 간다고 느끼신다면, 차라리 AI를 쓰지 않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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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요한 것은 AI 기술 자체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내 직무에서 AI를 어떻게 안전하고 효율적인 도구로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AI모델의 한계를 명확히 알고, 논리적 결함을 찾아내 교차검증하는 능력(AI 리터러시)이 앞으로의 산업보건 실무자들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역량일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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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말미, '앞으로 의사를 완벽히 대체하는 수준의 AI가 등장한다면 이를 현장에 도입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박 전문의는 주저 없이 긍정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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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적극적으로 도입할 생각입니다. 더 먼저 써보고, 문제를 파악해야 어떻게 쓸 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 문제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경험하는 것 자체가, 향후 AI를 더 잘 다루는 기술의 토대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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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우리를 밀어내기 위해 온 적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매일 겪고 있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쏟아지는 서류 작업의 무게를 덜어줄 유용한 도구일지 모릅니다. 데이터 인프라가 개선되고 AI가 현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인 지금, 각자의 위치에서 이 새로운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고 통제할지 동료들과 함께 고민해 볼 시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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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말씀드립니다.
지난 호 「직업성 일광노출과 피부암」의 발행일이 편집 과정에서 2026년 2월 24일로 잘못 표기 되었습니다. 정확한 발행일은 2026년 7월 28일입니다.
혼란을 드린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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