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관리에서 '나트륨만 줄이면 된다'고 생각하셨나요? 최신 연구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나트륨만 줄이면 될까?
고혈압관리의 숨겨진 열쇠, 칼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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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관리에서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의 루이스 키치너 달(Dahl)이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 나트륨 섭취량이 증가하면 혈압이 상승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후 1988년에 32개국 1만여 명이 참여한 InterSalt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이를 통해 인간도 염분 섭취량이 증가하면 혈압이 상승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2001년에는 미국국립보건원의 지원으로 DASH-Sodium Trial이 실시되었습니다. 이 연구 결과, 나트륨 함량이 높은 대조군 식단과 비교했을 때, 나트륨 함량이 낮은 DASH 식단은 고혈압이 없는 참가자의 평균 수축기 혈압을 7.1mmHg 낮추었고, 고혈압이 있는 참자가의 경우 11.5mmHg 낮췄습니다.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세계보건기구와 각국 보건당국에서 염분 섭취 감소 캠페인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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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SH (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식단: 고혈압 예방·치료를 위한 식사 패턴. 나트륨을 제한하고, 칼륨, 칼슘, 마그네슘을 충분히 섭취하는 식사. 채소·과일·통곡물을 매 끼니의 기본으로 하며, 저지방 유제품, 생선·가금류·콩을 단백질원으로 사용하고, 붉은 고기·가공육·당류는 최소화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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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륨은 체내 수분 공급, 혈액량 유지, 신경 및 근육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전해질입니다. 나트륨은 체액량을 증가시키고,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RAAS)를 활성화하고, 혈관 평활근의 수축성을 감소시킵니다.
우리가 섭취하는 나트륨의 대부분은 염화나트륨(소금) 형태입니다. 소금 1g에는 약 393mg의 나트륨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우리가 섭취하는 나트륨의 60~70%를 차지합니다. 그러나 짠맛이 나지 않는 형태의 나트륨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조미료인 글루탐산나트륨, 베이킹파우더인 중탄산나트륨, 소시지 보존제인 아질산나트륨과 인산나트륨, 음료 보존제인 벤조산나트륨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성분들은 주로 가공식품에 함유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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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는 건강 유지를 위해 나트륨 섭취량을 하루 2000mg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소금으로 환산하면 하루 약 5g에 해당하며, 티스푼 하나 분량 또는 대략 10꼬집 정도입니다. 참고로, 계란프라이를 만들 때 엄지와 중지로 소금을 가볍게 집어서 뿌리는 양이 약 한 꼬집에 해당합니다.
한국인의 염분 섭취량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나트륨 줄이기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그 결과, 한국인의 나트륨섭취량은 2012년 하루 평균 약 4,500mg 이었으나, 2021년에는 약 3,000 mg으로 상당히 줄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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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서 나트륨섭취량은 사망위험과 관련이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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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진 등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에게서는 나트륨 섭취량과 심혈관계 사망 사이에는 관련성이 없었습니다. 최근 미국의 연구와 일본의 연구에서 나트륨 섭취량과 심혈관계 사망이 일관되게 관련성이 있었던 것과 차이를 보입니다.
이 연구는 약 20만명의 한국인을 대상으로 평균 약 10년간 추적관찰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였는데, 관찰기간 중 5,436명이 사망했고, 그 중 985명이 심혈관계질환으로 사망했습니다. 이 연구에서 나트륨 섭취량은 사망률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반면 칼륨 섭취량이 많을수록 사망률이 유의하게 감소했습니다.(5분위수 vs 1분위수, 위험비, 칼륨 0.79, 95% 신뢰구간 0.69–0.91).
주목할 점은, 대부분의 연구들이 나트륨 섭취량만 단독으로 평가하는 것보다 나트륨-칼륨 비율로 분석했을 때 사망 위험을 훨씬 더 잘 설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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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서 나트륨섭취가 사망률과 관련이 없는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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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륨과 칼륨 섭취량을 정확히 측정하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은 24시간 소변 나트륨-칼륨 검사입니다. 소변 검사로 측정한 연구는 설문 조사 방식에 비해 나트륨-칼륨의 섭취와 심혈관 질환과의 연관성을 훨씬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그래서 설문 방식으로 나트륨과 칼륨 섭취량을 추정한 한국 연구에서는 연관성의 강도가 낮아졌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한국인 고유의 식습관을 들 수 있습니다. 서양인은 주로 가공식품과 가공육에서 나트륨을 섭취하는데, 이러한 식품에는 칼륨, 식이섬유, 미량영양소가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반면 한국인은 김치, 된장, 국과 찌개를 통해 염분을 섭취하며, 이들 음식은 채소, 콩, 생선과 함께 먹기 때문에 칼륨, 마그네슘, 항산화 성분을 동시에 공급받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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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륨(좌), 칼륨(중), 나트륨-칼륨 비(우)와 심혈관계질환 위험(출처: NEJ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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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륨(potassium): 나트륨의 작용을 완충하고 상쇄하는 보호 역할을 합니다. 첫째, 나트륨 배설을 촉진합니다(Natriuresis). 염분 민감성 고혈압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둘째, 혈관 평활근을 이완시킵니다. 셋째, 혈관 내피기능을 개선합니다. 산화질소 생성을 증가시키고, 산화스트레스 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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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는 고혈압 예방을 위해 하루 섭취량 기준 나트륨 약 2,000mg, 칼륨 약 3,500mg을 권장합니다. 이는 나트륨-칼륨 섭취 비율을 물질의 양을 나타내는 몰(mol)기준으로 1:1의 비율을 맞춘 것입니다. 최리화 등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소변으로 측정한 나트륨-칼륨 몰비는 2023년 기준 2.8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일본인 대상 연구에서는 나트륨-칼륨비 2 이하일 때 심혈관 위험이 낮게 나타났으며, 일반적으로 나트륨-칼륨비는 2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진료 현장이나 상담 시, 소변 나트륨-칼륨비를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일본에서는 아래 사진과 같이 소변으로 나트륨-칼륨 비율을 측정하는 기기를 활용한 임상시험이 진행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일부 개선은 확인되었으나, 유의미한 수준의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사회적·환경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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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연구에서 나트륨 섭취가 사망률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나트륨 섭취 제한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할 이유는 없습니다. 나트륨-칼륨 비율은 명확한 위험 요인이며, 이 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나트륨 섭취를 줄여야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단순히 "짠 음식을 피하세요"라는 조언에 그치지 말고,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칼륨 섭취를 늘려야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다음 세 가지 사항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첫째, 가공식품을 주로 섭취하는지, 아니면 자연 상태의 식재료를 섭취하는지 확인합니다. 가공 정도가 높을수록 염분 함량은 증가하고 칼륨 함량은 감소합니다.
둘째, 생채소를 매일 섭취하시는지 확인합니다. 채소를 조리하거나 삶으면 칼륨이 손실됩니다. 칼륨이 풍부한 콩의 경우에도 두유로 가공하면 칼륨의 60~70%가 손실됩니다.
셋째, 칼륨이 풍부한 음식을 자주 섭취하시는지 확인합니다. 시금치(100g당 칼륨 500mg), 콩(500mg), 바나나(350mg), 고구마(350mg) 등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칼륨은 심장과 혈관 건강에 유익하지만, 과다 섭취 시 심장 전기 신호에 이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부 혈압약은 칼륨 배설을 억제하므로, 이러한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는 칼륨 섭취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로사르탄, 발사르탄, 텔미사르탄과 같은 고혈압약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신장 기능이 정상인 경우 영양제나 보충제가 아닌 채소·과일·콩·유제품과 같은 식품으로 칼륨을 섭취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안전합니다. 식품에 포함된 칼륨은 천천히 흡수되어 혈중 칼륨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신장 기능이 저하되었거나 여러 혈압약을 복용하는 경우, 식품을 통한 칼륨 섭취량도 조절해야 하므로 담당 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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