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일하는 자영업자, 건강은 더 아프다
한국에서도 자영업자라고 다 똑같진 않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직원을 두지 않고 혼자 일하는 1인 자영업자는
임금근로자보다 건강이 더 나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임금근로자 대비 자영업자의 주관적 건강 수준이 낮았고
그 중에서도 직원을 두지 않은 1인 자영업자의 건강이
가장 취약하다는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자영업자 안에서도 누가 더 불안정한 조건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건강 격차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논문] 자영업자의 건강: 종사상 지위별 건강 격차
문제는 과로, 그리고 멈출 수 없다는 것
한국 근로환경조사에 따르면
영세 자영업자 절반 이상이 주 52시간 이상 일하고 있습니다.
특히 1인 자영업자의 15%는 주 68시간을 초과합니다.
이는 일반 임금근로자의 2%보다 훨씬 높은 수치입니다.
과로는 일상이지만, 멈추는 순간 수입도 끊기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아파도 참고 일하게 되고 결국 건강은 더 나빠지게 됩니다.
이러한 근무환경에도 불구하고
영세한 자영업자의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도 가입률이 낮습니다.
2018년 기준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1%도 되지 않았습니다.
아프거나 일을 그만둬도 받을 수 있는 보장이 거의 없습니다.
결국 이들은 불안정한 일자리 + 과로 + 사회보장 사각지대라는
3중의 구조적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기사] 1인 자영업자 53% "주 52시간 이상 근무…질병·실업에도 취약"
‘고용의 질’이 건강을 나눈다
국내에서 수행된 한 장기 추적 연구에서는
40세 이상 한국 남성 약 18만 명을 대상으로
고용 형태에 따라 사망 위험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직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의 사망 위험이
정규직 임금근로자보다 약 1.87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특히 심혈관질환, 간질환, 외상 등 예방 가능한 사망의 비율이 높았고
건강 상태가 악화되어도 치료받지 못한 채 방치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이 연구는 단순한 ‘고용 상태’ 차이가 아니라,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보장제도, 의료 접근성 부족이 겹칠 때
그 누적된 위험이 실제 사망에 이르는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논문] 13년 동안 한국 남성의 고용 상태와 사망률
이러한 영세한 자영업자의 건강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2025년에 발표된 스웨덴의 대규모 연구는 자영업자 18만 명을 분석해
고용의 형태에 따라 심혈관질환 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봤습니다.
연구팀은 자영업자를 소득 수준, 근무형태, 직원 유무, 실업 경험 등
6가지 지표를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4가지 유형으로 분류했습니다.
- 기업형 자영업자: 직원 있음, 수입 안정
-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 수입 낮고 불안정
- 겸업 자영업자: 자영업과 다른 일 병행
- 소규모 사업 운영자: 소수 직원을 둔 유한회사
그 결과 혼자 일하거나 겸업하는 자영업자는
일반 임금근로자보다 심근경색·뇌졸중 위험이 13~14% 더 높았고
기업형 자영업자는 오히려 위험이 더 낮았습니다.
이 연구는 단순히 자영업 여부가 아니라
자영업의 ‘질’—즉 고용의 안정성과 보호 수준이
건강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임을 밝혔습니다.
[논문] 자영업에서의 불안정한 고용: 심혈관 건강 상태에 대한 영향
건강은 개인의 책임만은 아닙니다
영세 자영업자의 건강 문제의 원인은
단순히 개인의 생활습관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낮은 소득과 불안정한 고용, 그에 더해 취약한 사회안전망이
영세한 자영업자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을 위해 경제적 지원에 더해
사회적 보호와 지원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자영업자에게도 실업급여나 산재 보상등의 안전망을 확대하고
이들을 위한 건강 모니터링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건강 정책은 단순한 경제적 정책을 넘어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와 사회가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