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불 현황
2025년 3월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로 약 4.8만ha에 이르는 산림 피해와 75명의 사상자 등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산불이 한 해에 400여건 이상 발생합니다 (2024년 산불통계연보, 20년 평균 465건).
산불의 원인은 입산자 실화가 가장 큰 원인(10년 평균 31%)이고 논 밭두렁 소각, 쓰레기 소각, 담뱃불 실화, 건축물 화재 순입니다. 산불은 봄철에 집중 발생(65%)하고, 월별로는 3월에 최다 발생하므로 이번 산불도 원인과 시기로 볼 때 전형적인 봄철 대형산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형산불: 산림의 피해면적이 100ha 이상으로 확산된 산불 또는 24시간 이상 지속된 산불
산불 연기의 유해성
산불은 단일 성분의 연소가 아닙니다. 다양한 식생 초목과 건축자재 및 기타 재료들이 타기 때문에 산불 연기 구성은 복잡하고 동적이므로 특성화 및 모델링이 어렵습니다. 대체로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오존, 입자상물질,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벤젠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 각종 중금속 등으로 구성된 복잡한 혼합물입니다. 이는 폐암 등의 발암물질이나 유전독성, 생식독성, 질식제, 자극성 물질, 알레르겐들입니다.
건강 영향
이러한 산불 대기오염 물질은 혈액의 산소운반능력을 감소시키고, 비강 및 호흡기를 자극하고, 기관지를 자극하고 수축시킬 수 있습니다. 만약 고농도에 노출되면 지속적인 기침, 가래, 천명음,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연구 사례
산불에서 발생한 가스, 에어로졸 등의 건강 영향은 산불의 불확실성 때문에 정량화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기존 연구에 따르면 산불 연기는 눈, 점막, 호흡기 자극, 폐기능 저하, 기관지염, 천식, 심부전 악화에 기여하여 연기에 노출된 사람들의 병원 방문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계적인 산불 다발지역인 미국의 캘리포니아주에서 Dohrenwend 등은 산불 발생 전후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응급실 내원 횟수를 비교하여 화재기간 평균 방문 횟수가 화재 전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고 보고하였습니다. Basilio 등은 임신 중 산불 연기 노출과 태반의 세포 손상 사이에 연관성이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호주에서는 덥고 건조한 기후와 유칼립투스 나무가 많이 분포하여 들불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 지역에서 연구를 수행한 Hanigan 등은 미립자물질(PM10)이 10μg/m3 증가하면, 호흡기질환 입원 건수가 4.8% 증가한다고 하였습니다.
국내에서도 이기현 등이 산불 발생 후 3일, 3달, 1년의 시간이 경과한 시점에서 산불피해지역의 의료이용이 증가하였다고 보고하고 있고, 정은주 등은 임신 중 산불 노출로 인해 태아의 출생 체중이 1% 감소하는 것을 관찰하였습니다.
[논문] 한국에서 산불 연기 노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2차적 건강 영향
생애 처음 겪는 극심한 사건에 대한 심리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대피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외상으로 인하여 보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기존 만성질환관리 시스템 하에서의 관리대상자가 이탈하기도 합니다. 자동차 전소, 대중교통 마비로 인해 의료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거주지가 전소된 경우 익숙치 않은 지역으로 이동하며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나 약물 투여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산불 연소 물질이 집안의 벽지, 커튼, 피복류에 흡착되어 생기는 실내오염, 다중이용시설의 환기장치 내부에 쌓이거나 산불 발생 주변 토양, 강물 등의 환경에 잔존하게 되는 유해 화학 물질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장기적 건강 영향
산불 연기 노출에 따른 건강 영향은 수년간 지속될 수 있습니다. 산불 초기의 복사열, 연기 노출에 의한 직접적인 사망이나 응급실 방문자 수의 증가가 위중성과 시급성 측면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오염물질들의 영향을 받는 사람의 규모가 크고, 위중하지 않더라도 사회적으로 질병부담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오염물질들이 다양한 경로로 흡수되어 초래되는 건강영향의 규모가 훨씬 큽니다.
국외 다수의 선행연구에서 산불로 인해 다양한 건강장애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2014년 호주의 Hazelwood 광산 화재로 심장병 발병률은 2년 반 동안, 호흡기 질환 발병률은 5년 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산불 진화 인력과 안전
산불 진화에는 산불 전문 진화인력(공중·특수·예방)이 동원되기도 하나 산불진화 인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일반 공무원으로 이루어진 공무원 진화대, 산림조합의 직원 등으로 이루어진 예비진화대, 군인, 의용소방대 등이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잔불 진화, 뒷불감시 등에 투입되게 됩니다.
산불진화대원의 안전을 위하여 산불관리통합규정, 산불진화대원 복제지침을 통해 방염성, 난연성, 절연성, 내열성, 내구성을 갖춘 산불 진화복과 방화용 안전장갑ㆍ안전모ㆍ안전화ㆍ손전등ㆍ방연마스크ㆍ방염텐트 등의 안전장구를 지급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부실한 장비와 비전문인력의 투입은 유해화학물질의 노출을 피할 수 없게 합니다. 산불로 인해 삶의 터전을 상실하고 생명마저 위협받은 상황에서 이러한 노출을 당장의 문제라고 인지하고 대처하기는 어렵습니다. 천연물질인 나무가 무해할거라는 인식으로 산불연기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기도 합니다.
전 세계적 현황과 전망
산불은 전세계적으로 발생합니다. 매년 산불연기에 기인하여 26만에서 60만명이 사망한다고 합니다. 기후변화와 지구 온도 상승 등의 이슈로 산불의 발생주기는 점점 더 짧아질 가능성이 있으며, 그 정도도 더 강해질 것입니다. 이로 인해 산불에 의해 건강에 영향을 받는 사람의 수도 증가할 것입니다.
산불은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대도시보다는 시골과 외딴 지역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므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산불 발생 연기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인식하여 덜 해로운 것으로 간주하는 대중의 인식도 변화되어야 합니다. 산불 발생시 산불진화, 주민대피, 응급구조 위주의 전통적인 대응방식이 여전히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인 건강영향을 예방하기 위하여 피해지역주민들이 개인보호장비를 갖추고 안전수칙에 따라 대피할 수 있는 제도적인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 산불에 취약한 민감군이라고 할 수 있는 어린이, 청소년, 임산부, 노약자, 알레르기 또는 천식과 같은 기저질환자 등은 별도의 의학적 평가가 필요합니다. 산불 이후 피해복구와 지원대책이 주거안정, 생업으로의 복귀, 지원금 등에서 더 나아가 고위험군에 대한 건강감시로 확대될 필요가 있습니다.
작가: 이기현 (근로복지공단 부산의원)
참고
Fire Information for Resource Management System (FIRMS)
https://firms.modaps.eosdis.nasa.gov/
Global Wildfire Information System (GWIS)
https://gwis.jrc.ec.europa.eu/
United Nations Office for Disaster Risk Reduction (UNDRR)
https://www.undrr.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