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방사선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 방사선량
CRI가 발생할 수 있는 방사선량은 어느 정도일까요? 손가락이 괴사되고 절단해야 할 정도라면 어느 정도의 방사선에 노출된 것일까요?
CRI는 2Gy(그레이) 이상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당연히 방사선량이 높을수록 CRI 증상은 심해집니다. 방사선 종사자들이 1년간 노출되지 말아야 할 방사선 피폭선량을 전신을 기준으로 20mSv(millisievert, 밀리시버트)로 정해두고 있는데, 손은 500 mSv까지 허용됩니다.
1회 전신 피폭이 있을 경우 500 mSv 이상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손은 상대적으로 방사선 노출에 대해 손상을 덜 받는 부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방사선 노출단위 중 등가선량의 이해
방사선 치료나 방사선 노출 사고에서 어느 정도의 방사선에 노출되었는지를 설명할 때, Gy(그레이)나 rad(radiation absorbed dose, 라드)라는 흡수선량 단위를 사용합니다.
흡수선량 단위: 1 Gy = 100 rad
방사선의 종류에 따라 조직에 손상을 주는 정도가 다릅니다. 그래서 등가선량으로 REM(Radiation equivalent man, 렘)이나 Sv(Sievert, 시버트)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X선과 감마선은 중성자나 알파 입자보다 조직에 손상을 덜 줍니다.
방사선 종류별 등가선량 변환:
X선 및 감마선: 1 rad = 1 rem = 10 mSv
중성자: 1 rad = 5~20 rem(에너지 수준에 따라 다름) = 50~200 mSv
알파선: 1 rad = 20 rem = 200 mSv
즉, X선의 경우, 2 Gy에 노출되었다면, 200 rad에 노출되었으며, 등가선량으로는 2 Sv (2000 mSv)에 노출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참고: 엑스선과 감마선을 기준으로 등가선량을 정하므로, 엑스선과 감마선의 경우 Gy와 Sv의 수치가 동일합니다.
병원에서 CT촬영시 계산되는 방사선노출량은 유효선량
유효선량이란 방사선의 인체에 대한 영향이 신체 부위마다 다르다는 점을 반영한 것입니다. 따라서 유효선량은 장기별로 등가선량에 가중치를 주어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피부는 가중치가 0.01로 매우 낮습니다만, 민감한 장기는 골수는 0.12로 상대적으로 더 높습니다.
단위는 등가선량과 마찬가지로 Sv(시버트)입니다. 이 단위에는 시간 개념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의료 장비 이용에 따른 노출이 순간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연 방사선 노출처럼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단위 시간당 유효선량, 즉 유효선량률이라고 하여 Sv(시버트)/시간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자연 방사선 노출량의 경우 mSv(밀리시버트)/yr(년)라는 단위를 사용합니다.
피부방사선손상(CRI)의 병태생리학적 기전
피부방사선손상(CRI)의 병태생리학적 기전은 세포 수준과 조직 수준에서의 손상 기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세포 수준에서는 방사선은 세포 내 DNA에 직접적인 이중 가닥 파손을 일으키거나 물 분자를 방사선으로 분해하여 생성된 활성 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이 DNA를 간접적으로 손상시킵니다. 이러한 DNA 손상은 세포의 복제와 분열에 영향을 미치고 손상이 심할 경우 세포는 아폽토시스(세포 자멸사) 또는 괴사로 진행됩니다. 이는 피부 조직의 재생 능력을 감소시켜 손상의 회복을 어렵게 만듭니다.
조직 수준에서는 손상된 세포에서 방출되는 신호 물질로 인해 염증 반응이 유발됩니다. 이는 혈관 확장과 혈관 투과성 증가를 일으켜 부종 등을 초래합니다. 또한 방사선은 모세혈관 내피 세포를 손상시켜 혈류 장애를 유발하며, 이는 조직의 산소 및 영양 공급을 저해하여 손상을 더욱 악화시킵니다. 만성적인 염증과 손상으로 인해 섬유아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여 섬유화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방사선은 면역 세포의 기능을 저해하여 감염 위험을 증가시키고 상처 치유 과정을 지연시킵니다. 이러한 면역 반응의 변화는 피부방사선손상의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논문] Cutaneous and Local Radiation Injuries
피부방사선 손상의 진행단계
피부방사선손상은 전조기 - 잠복기 - 증상기 - 후기 효과로 이어집니다.
1. 전조기: 노출 후 몇 시간 이내에 홍반, 열감, 가려움 등이 나타나며, 1~2일 정도 지속됩니다.
2. 잠복기: 증상이 사라지는 기간으로, 통상적으로 1~2주 정도입니다. 손과 발바닥 부위는 상대적으로 길어지고, 피폭량이 크면 짧아집니다.
3. 증상기: 노출 후 며칠부터 몇 주 사이에 다시 홍반, 열감, 부종이 생깁니다. 심각한 경우 궤양과 괴사까지 진행합니다.
4. 후기 효과: 노출 후 몇 개월에서 몇 년간 진피 위축, 궤양 재발, 진피 괴사, 기형, 모세혈관 확장증, 섬유증, 혈관염, 색소 변화, 통증 등이 나타나며, 피부암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항암 치료를 위해 방사선을 조사하는 경우에도 유사합니다. 치료 부위의 피부 반응이 치료 시작 후 2주일 정도 지나면서 나타납니다.
피폭량에 따른 피부의 변화
2Gy-15Gy
전조기가 1~2일 정도이거나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음
잠복기는 2~5주 정도
잠복기 후 20~30일 정도에 피부 발적, 부종, 색소 침착이 나타나고, 건조 탈피 후 완전히 회복
*피부증상과 흡수선량 역치
- 잠복기 이후 홍반 발생: 3 Gy
- 일시적 탈모: 3 Gy
- 영구적 탈모: 7 Gy
- 건성 박리: 10 Gy
- 습성 박리: 15 Gy
- 피부 괴사: ≥25 Gy
[논문] Cutaneous and Local Radiation Injuries
15Gy-40Gy
노출 후 6~24시간 사이 전조기가 나타남
잠복기는 1~3주 정도
증상기에는 홍반, 열감, 부종, 피부의 갈색 변화가 나타남
증상이 좋아졌다가 다시 나타나며, 궤양이 발생
노출 후 최대 10년 동안 모세혈관 확장증이 나타남.
40 Gy 이상
노출 후 4~24시간 내 통증, 따끔거림이 나타남
전조기는 없거나 2주 미만
증상기에는 침식과 궤양, 심한 통증이 생김
증상이 좋아졌다가 다시 발생하며, 새로운 궤양이 생김
궤양은 괴사가 진행될 수 있고, 완전히 치유되기까지 몇 달에서 몇 년이 걸림
550Gy 이상
노출 후 몇 분에서 몇 시간 만에 바로 증상이 나타남
서울반도체, 삼성전자 피폭사고 사례에서 노출수준
서울반도체 피폭사고의 경우 대부분 회복되어서, 노출량이 25 Sv 미만이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추후 피부암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합니다.
이번 삼성전자 사고에서 2명의 노출량은 각각 28 Sv, 94 Sv였는데, 94 Sv에 노출된 노동자는 피부괴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피부이식이나 절단을 고려해야할 상황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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