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자리는 고래의 바닥보다 깊게 파인 곳으로 열을 저장하여 최대한 오랫동안 열기를 머물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 결과 고래의 공기는 외부로 배출되지 않고, 아래로 하강하여 다시 순환합니다.
온돌에서는 주로 화목연료를 사용합니다. 화목연료는 수분함량이 높아, 연기속의 수분의 무게로 인해 대류순환이 잘 일어납니다.
공기가 개자리에 오래 머물도록 하는 것이 불이 꺼진 후에도 구들이 장시간 온기를 유지하게 만드는 비결입니다.
구들개자리, 고래개자리, 굴뚝개자리
개자리는 구들 개자리, 고래개자리, 굴뚝개자리가 있습니다. 고래개자리는 굴뚝을 통해 내려온 찬 공기가 고래로 흘러 들어가는 것도 방지합니다.
그 결과 개자리는 열교환기능과 집진기능을 동시에 수행합니다.
전처리 집진 장치의 원리
고래와 개자리의 구조는 자연스럽게 집진기능을 합니다. 현대의 집진장치는 더 고도화되어 있지만, 전처리 단계의 집진장치의 기본원리는 관성력, 중력, 원심력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전처리 집진장치는 주로 큰 먼지를 1차적으로 제거합니다.
이 중에서 중력을 이용한 침강집진장치는 함진가스에 함유된 입자를 자연 침강하여 분리 포집하는 장치입니다. 주로 50 ㎛ 이상의 분진을 처리합니다.
중력침강장치
굴뚝
고래를 빠져나온 연기는 굴뚝을 통하여 공기 중으로 배출됩니다. 굴뚝은 연소를 위한 신선한 공기를 빨아들이기 위한 통풍장치이자, 연기를 원하는 위치로 배출하기 위한 배기장치이기도 합니다.
고래 개자리와 굴뚝을 연결하는 통로를 연도(煙道)라고 합니다. 연도의 길이는 자유롭게 정할 수 있기 때문에 굴뚝의 위치 역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궁궐에서는 굴뚝이 침전과 꽤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굴뚝이 높으면 열이 덜 빠져나가게 됩니다. 그래서 굴뚝은 대체적으로 추운 북쪽 지방이 높고 남쪽으로 갈수록 낮아집니다. 남쪽 지방에서는 굴뚝을 최대한 낮춰 식은 연기를 배출합니다. 예를 들어, 전라남도 구례 운조루의 굴뚝 중에는 위로 세워진 굴뚝이 없습니다. 기단부분에 식은 연기를 내보내는 작은 구멍이 있을 뿐입니다. 기온이 따뜻한 제주도로 대체로 굴뚝이 없습니다.
현대 환기설비에는 송풍기라는 동력장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송풍기 전 입구덕트와 송풍기 후의 출구덕트로 구성됩니다. 시스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입구덕트와 출구덕트에는 "Six In and Three Out"이라는 규칙이 적용됩니다. 입구덕트의 길이는 덕트 직경의 6배 이상, 출구덕트의 길이는 직경의 3배 이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였을 때 공기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고, 최종적으로 배출되는 곳에서 갑작스럽게 팽창된 공기를 만나지 않도록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한옥의 굴뚝의 직경이나 길이를 살펴보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송풍기 없이 환기의 기본원리를 응용
온돌은 현대의 환기장치처럼 공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인위적인 송풍기가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국소배기와 전체환기의 중간정도를 위치하고 있습니다.
유체역학이론이 정립되지 않았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부넘기, 고래, 개자리, 굴뚝을 설계하여 난방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온돌의 구조를 보면, 환기장치의 구조에 따라 공기가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게 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불을 다 땐 뒤에는 아궁이를 막아야 합니다. 아궁이를 막지 않으면 불을 땔 때와 같은 공기의 흐름이 계속 유지되어 찬바람이 아궁이로 들어가 구들개자리와 고래의 뜨거운 열을 식힙니다.
아궁이를 막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는데, 개나 고양이가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