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는 2023년 5월 11일 코로나 19에 의한 국제 공중보건 위기 상황을 종료했습니다. 지난 3년간 이 바이러스는 인류의 건강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다행히도 전 세계의 노력으로 코로나 19 전염병의 발생률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제 코로나19 팬데믹은 엔데믹, 즉 일상적 유행으로 지역 내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거나 풍토병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의 엔데믹 그리고 혹시 또 있을지 모르는 또 다른 감염병의 대유행을 대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소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코로나 19 소독제의 건강 영향
2020년 3월, 모두가 코로나 19라는 새로운 바이러스의 창궐로 공포가 가득했던 대유행의 초창기의 일입니다. 한 가정에서 코로나 19 방역을 위해 메탄올과 물을 희석해 분무기로 소독하였다가, 가족이 모두 메탄올 중독( 주 증상 : 복통, 구토, 어지럼증, 시야 흐림) 으로 응급실 처치를 받았던 사건 기억하시나요? 당시에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에탄올과 공업용 메탄올을 구분하지 못했고, 알코올 계열 소독제를 한번도 사용해 본 적 없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소독제 튐에 의한 각막과 얼굴 화상 사례
코로나 19가 유행하면서 젤 타입의 소독제가 공공장소에 많이 비치되었습니다. 그런데, 혹시 엘리베이터에 비치된 소독제가 눈에 튀어 어린이가 각막 화상을 입었다는 이야기는 기억하시나요? 손소독제는 대부분 어른 기준 허리 높이, 어린이 눈높이에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눈에 쉽게 튈 수 있어서 피해가 컸습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 19 방역을 직접 담당하는 근로자도 소독제 때문에 눈과 얼굴에 화상을 입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2020년 8월 코로나 방역 업무 중 한 근로자는 소독제를 희석하는 과정에서 압축 분무기의 뚜껑이 고장나 염화벤잘코늄 원액이 분출되어 각막과 얼굴에 화상을 입었습니다. 당시의 근로자에게 안전용 고글은 제공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또한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주민센터 화장실에서 희석작업을 했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소독제를 ‘잘’ 사용 했었던 것 일까요?
코로나 19의 유행 이후 사람들은 손 소독제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의약외품의 규모가 전년 대비 145.8% 증가한 3조 5000억원으로 나타났다고 하네요. 생산액의 1위는 마스크였고, 2위는 전년 대비 10배 (926.4%) 증가한 외용 소독제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손소독제 , 외용 소독제를 많이 사용하면 피부가 간지럽고 자주 갈라진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2023년 5월 발표된 전세계 154개국, 91,506명을 대상으로 소독제와 살균제 사용 후 증상에 대해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사용자 18.3%는 손의 건조함을 가장 흔하게 호소했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소독제는 세제(59.8%)를 제외하고는 알코올 계열의 소독제(54.8%) 였습니다. 그런데 특히 알코올 계열의 소독제 사용은 피부 간지러움, 피부 벗겨짐, 팽진 등 피부 증상과 관련이 있었습니다(OR 1.98, 95%CI 1.87-2.09). 반면 염소계 소독제 사용시에는 눈 간지러움 및 눈 따가움 등의 안구 자극증상(OR 1.83 , 95% CI 1.74 - 1.93)과 목의 자극 증상 (OR 2.00 , 95%CI 1.90 - 2.11) 이 주로 나타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포름알데히드 계열 소독제 사용은 신경계 증상(OR 2.17 , 95%CI 1.92 - 2.44)과 높은 관련성을 보였습니다.
소독제에 의한 안구 외상은 특히 소아를 중심으로 보고
아이들은 손소독제가 의도치 않게 눈에 튈 경우 심각한 안구 손상 또는 실명을 할 수 있어서 꼭 주의가 필요합니다.
코로나 19 유행 기간 동안 안구 외상의 추세와 발생률에 관한 체계적 문헌 고찰 및 메타 분석 결과에 따르면, 다른 기간보다 코로나 19 유행 기간동안 전체 안구 외상 및 소아의 안구 외상의 발생률은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스포츠, 야외 활동 및 직업적 안구 외상은 감소(OR 0.64, 95% CI 0.09 - 4.29 , OR 0.18, 95% CI 0.10 -0.33 ) 한 반면, 실내에서 발생한 안구외상은 증가했습니다. (OR 3.42 95% CI 1.01-11.62) 특히 알코올계 소독제로 인한 화학적 손상, 자외선 램프로 인한 광각막염에 의한 안구 손상이 증가된 것으로 보고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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