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보건의 관점에서, 이 작품이 서 있는 ‘위치’는 매우 상징적입니다. 천사가 발을 딛고 있는 언덕은 17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석탄을 채굴했던 ‘팀 탄광(Team Colliery)’의 부지였기 때문입니다. 작품 설치를 위해 지하에 남아있던 옛 갱도에 100톤의 그라우트를 주입해 지반을 안정시켜야 했을 정도로, 이곳은 수 세기 동안 수많은 광부가 어둠 속에서 땀 흘린 치열한 노동 현장이었습니다.
진폐증과 산업재해의 현장
잘 아시다시피, 과거 탄광은 직업병의 온상이었습니다. 좁고 환기가 되지 않는 갱도에서 석탄 분진을 마시며 일한 광부들은 진폐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과 같은 치명적인 호흡기 질환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또한, 붕괴나 가스 폭발 같은 산업재해의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곰리는 이러한 역사를 작품에 투영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 땅 아래에서 이루어졌던 채탄의 시간을 떠올리면, 묘한 시적 공명이 느껴진다. 한때 남자들이 어둠에 잠긴 지하에서 일했다. 그리고 이제, 그 어둠 위의 자리에서 빛 속에 서서 우리는 그 산업과 노동의 시간을 기리는 하나의 축제를 열고 있다."
〈북방의 천사〉는 산업재해와 직업병의 위협 속에서 지하 세계를 지탱했던 노동자들에 대한 거대한 기념비이자, 그들의 노고를 ‘빛’으로 끌어올려 위로하는 치유의 상징입니다.
산업 쇠퇴와 공동체의 정신건강
1980~90년대 영국의 석탄 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게이츠헤드를 비롯한 북동부 지역의 탄광들은 줄줄이 문을 닫았습니다. 이는 경제적 손실을 넘어, 수 세대 동안 '광부'로 살아온 지역 남성들의 정체성 상실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박탈감은 우울증, 알코올 의존 등 지역 사회 전반의 정신건강 문제를 야기했습니다.
안토니 곰리는 <북방의 천사>가 "산업 시대와 정보화 시대 사이의 간극(gap)에 방치된 사람들에게 희망의 초점"이 되기를 원했습니다. 실제로 초기의 비판을 딛고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이 작품은, 쇠락해가던 공업 도시에 새로운 문화적 활력을 불어넣고 주민들에게 자부심을 되찾아주는 “예술을 통한 재생(Art-led Regeneration)”의 성공적인 사례가 되었습니다.
3.5도 앞으로 살짝 기울어진 날개는 다가오는 미래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감싸 안는 듯한 '포용(embrace)'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는 예술이 어떻게 쇠락한 산업 도시의 상처를 보듬고, 주민들의 정신적 건강과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매개체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