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안녕하세요. 2025년 마지막 오이레터를 전달해드립니다. 오늘은 뇌심혈관계 발병위험도 평가에서 놓치고 있는 급성심장사에 대한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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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로 예외는 아니다:
청장년층 급성심장사의 원인과 트리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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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남자 A씨는 야간교대근무자로, 근무 후 음주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일주일에 6일 정도 매일 소주 1~2병을 마셨습니다. 비만,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같은 질환은 없었고, 흡연을 했지만 건강관리를 위해 하루 1~2시간씩 운동했습니다.
그날 A씨는 야간근무 시작 2시간 전에 회사에 일찍 출근해 체력단련실에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1시간쯤 운동하던 중 심상치 않은 어지러움과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구급차를 불러달라고 요청한 후 의식을 잃었습니다. 구급차로 이송되던 중 심정지가 발생했고, 구급차에서 심폐소생술이 시행되었습니다.
급성심장사는 겉으로 보기에 비교적 건강해 보이던 사람이 심장 원인으로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대체로 증상 발생 후 1시간 이내 사망하거나, 증상 없이 24시간 이내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위 사례에서는 다행히 뇌 손상 없이 회복되었으나, 골든 타임을 놓쳤다면 사망했을 것입니다. 평소 기저 질환이 없던 A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청장년층의 급성 심정지 또는 급성 심장사의 3대 원인은 관상 동맥 질환에 의한 급성 허혈성 사건, 치명적 원발성 부정맥 질환, 비후성 심근병증입니다.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급성 심정지
관상동맥 혈관내피의 불안정 플라크가 파열되어 급성 혈전이 형성되거나, 관상동맥의 연축(비정상적인 동맥 수축)으로 급성 허혈이 발생하면 심실부정맥이 생기면서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급성심정지의 약 60%가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것입니다.
급성 심장사 부검 연구에 따르면, 사례의 60%에서 파열과 치유가 반복되며 층을 형성한 죽상동맥경화반이 관찰됩니다. 이러한 층은 불안정한 플라크의 파열, 혈전 형성, 치유 과정을 거치며 동맥벽의 한 부위에서 최대 4회까지 나타납니다. 그러나 증상은 나타나지 않거나 경미해 대부분 지나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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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경우 관상동맥연축(coronary vasospasm)이 원인으로 판단되었습니다. 관상 동맥 조영술 시 시행한 관상동맥 연축 유발검사(Ergonovine provocation test)에서 관상동맥이 90% 이상 수축하는 현상이 확인되었고, 혈관확장제인 니트로글리세린(Nitroglycerin)을 투여하자 수축된 혈관이 다시 확장되었습니다. 이는 A씨에게 관상동맥 평활근 과민성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관상동맥 평활근 과민성을 가진 사람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요? 관상동맥연축 유발검사는 침습적이어서 일반 인구집단에서 정확한 비율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 메타연구에 따르면, 관상동맥질환이 의심되어 관상동맥조영술을 받았으나 폐쇄성 관상동맥 질환이 없었던 사람 중 약 절반에서 관상동맥 연축이 확인되었습니다.
치명적 원발성 부정맥 질환으로는 브루가다증후군(Brugada syndrome), 긴 QT 증후군, 카테콜아민성 다형성 심실빈맥(Catecholaminergic Polymorphic Ventricular Tachycardia, CPVT), 특발성 심실세동(Idiopathic Ventricular Fibrillation, Idiopathic VF)이 있습니다. 브루가다증후군의 전 세계 유병률은 0.05%이며, 동남아시아에서는 0.37%입니다. 다른 부정맥 질환들은 0.01% 미만으로 희귀합니다. 브루가다증후군은 35세 이하 젊은 연령층에서 급성심장사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젊고 건강해 보이던 사람의 '전형적인 야간 돌연사의 원인'이며, 발열, 음주, 과로 후 수면 중 심실빈맥이 발생합니다.
비후성 심근병증(Hypertrophic cardiomyopathy, HCM)은 좌심실 근육이 비대칭적으로 비대되고 좌심실 확장 부전이 나타나는 상염색체 우성 유전성 심근병증입니다. 유병률은 최소 500명 중 1명으로 추정됩니다. 소아기 또는 청년기에 확인되며, 젊은 연령층의 급성심장사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운동이나 심한 육체적 부하 중 심정지가 발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규모 코호트에 따르면 비후성 심근병증이 있을 경우 급성 심장사 발생률은 연간 0.8%에서 2%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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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심장사의 트리거는 자율신경 변화, 급성 허혈, 전해질·약물·체온 변화 등으로, 전기적으로 취약한 심장에서 치명적 부정맥을 촉발하는 사건입니다. 자율신경계 변화는 감정적 흥분이나 극심한 스트레스처럼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항진될 때 발생하지만, 역설적으로 부교감신경인 미주신경이 항진될 때도 심실빈맥을 유발합니다. 미주신경 항진은 몸을 진정시키는 신경이 필요 이상으로 작동해 심장 박동과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는 상태입니다. 이때 심장의 나트륨과 칼슘 채널에 영향을 주어 심실빈맥이 발생합니다.
발열은 브루가다증후군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발열은 나트륨채널의 기능을 억제해 신경전도속도를 느리게 만듭니다. 알코올 및 각성 물질, 급성 음주, 카페인 과다는 자율신경 불균형 및 전해질 변화를 유발합니다.
보통 급성 심장사는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시너지를 일으킬 때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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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은 신체적 부하가 최대에 이르므로 육체적 부하가 급성 심장사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풀코스 마라톤에서 남성 10만 명당 1명에게 심정지가 발생하고, 0.5명이 사망했습니다.
심정지는 여성(10만 명당 0.19명)보다 남성(10만 명당 1.12명)에서 더 흔했으며, 하프마라톤(10만 명당 0.47명)보다 풀코스마라톤(10만 명당 1.04명)에서 더 많이 발생했습니다. 심정지의 명확한 원인을 확인할 수 있었던 참가자(n = 67) 중에서는 비후성 심근병증보다 관상동맥 질환이 더 흔한 원인이었습니다.
연령에 따른 급성 심정지 발생률은 40세 미만에서 10만 명당 0.9명, 40대에서 0.9명, 50대에서 2.6명, 60세 이상에서 5.5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발생률이 증가했습니다.
알코올은 심장 박동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며, 급성심장사의 상당 부분이 알코올 섭취 후 발생합니다. 핀란드에서 수행된 Fingesture 연구는 1998년부터 2017년까지 5,869명의 급성심장사 사례를 대상으로 한 법의학적 부검 연구입니다. 27%에서 부검 시 혈중 또는 소변에서 알코올이 검출되었습니다(남성 88%). 이 중 86%는 혈중 알코올 농도보다 소변 알코올 농도가 높았는데, 이는 음주 후기 단계에서 급성 심장사가 발생했음을 시사합니다.
한 코호트 연구에서는 408,712명의 중년층(여성 52.1%)을 평균 11.5년간 추적 관찰했습니다. 연구 기간 동안 1,733건의 심정지와 2,044건의 급성 심장사가 발생했습니다. 총 알코올 섭취량과 급성 심장사 위험 사이에는 U자형 관계가 나타났으며, 주당 26잔 미만을 섭취할 때 위험이 가장 낮았습니다. 맥주, 사이다, 증류주를 많이 마실수록 급성 심장사 위험이 증가했으나, 적포도주와 백포도주를 많이 마실수록 위험이 감소했습니다.
흡연과 급성심장사
한 메타분석에서는 현재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급성 심장사 위험이 3배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흡연자는 심실빈맥 또는 심실세동의 발생 및 재발 위험이 증가한다는 점이 역학 연구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니코틴은 동물 연구에서 일시적 동정지, 서맥, 동성 빈맥, 심방세동, 동방차단, 방실차단 및 심실 빈맥을 포함한 광범위한 심장 부정맥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나 생물학적 개연성이 다양한 차원에서 확인되었습니다.
급성심장사 예방을 위한 산업보건관리의 중요 포인트
A씨의 심정지는 관상동맥 평활근 과민성이라는 기질 위에, 교대근무, 만성 음주, 운동 직후의 자율신경 급변이라는 트리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심혈관계질환 발병위험도 평가만으로는 청장년층의 급성심장사를 예방하기 어렵습니다.
급성심장사의 가족력, 실신, 심방세동 과거력을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실신을 경험한 경우, 순환기내과에 의뢰하여 정밀평가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매우 높은 위험을 초래합니다. 뇌심혈관계질환 발병위험도평가에서 저위험으로 나타나더라도, 음주와 흡연량이 과도하다면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운동은 대체로 심혈관계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과음한 후, 가슴답답함과 어지러움과 같은 경고 신호가 있을 때에는 고강도 운동을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다른 뇌심혈관계 위험요인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는 고강도 운동을 제한해야 합니다.
과로, 교대근무, 장시간근로, 급격한 스트레스 상황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면 개선하도록 하거나 다른 뇌심혈관계 위험요인 관리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개인 위험요인 관리와 별개로, 사업장에서 심폐소생술 교육을 시행하고, 자동심장충격기룰 마련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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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물어볼까?
Q1. 실신 경험: 특히 운동 중이나 감정적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실신 여부
Q3. 트리거: 야간 근무 후 음주 습관 여부, 수면 부족 상태에서 고강도 운동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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