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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건강진단 결과 설명을 위한
리플렛 개발
글쓴이: 김수현 (광주 근로자 건강센터)
특수건강진단 결과를 설명하는 것
특수건강진단 사후관리는 건강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질병 예방을 위한 조치들을 이행하도록 지원하는 과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후관리 조치를 시행하고자 하는 근로자 스스로의 동기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동기가 생겨나기 위해서는 건강진단 결과를 적절하게 설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가 처음 근로자 건강센터에서 사후관리 업무를 수행하면서 유소견에 대해서 구두로 설명하여 그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근로자들에게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잘 전달하는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제가 건강 진단 결과를 언급하며 “주의하세요”, “관리하세요”라는 말만으로는 잠재적인 위험을 느끼지 못해 무심하신 분들이나 반대로 필요 이상으로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계속 늘어나는 추세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사후관리 설명에는 의사소통 자체의 장벽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근로자들에게 이것을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드는 것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건강진단 결과를 설명하는 자료를 만들기
제가 근로자 건강센터로 옮긴 2년 차부터 사후관리 대상이 되는 유소견에 대한 결과 설명을아래와 같은 의견서 형태로 정리해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림 1. 특수건강진단 결과에 대한 의견서
의견서는 먼저 건강진단 결과가 의미하는 바를 설명합니다. 이어서 근로자가 노출된 유해인자와 이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잠재적 건강 위험을 알려줍니다. 이렇게 건강진단 결과와 유해인자 사이의 연관성을 명확히 이해하게 함으로써 근로자 스스로 건강을 지키기 위한 동기를 높이고 필요한 예방조치를 실천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의견서의 기본적인 흐름입니다.
처음에는 건강진단 결과에 대한 개별 의견서를 매번 수기로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몇 개월 동안 의견서를 쓰다 보니, 폐기능과 청력 검사와 같은 자주 반복되는 설명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템플릿처럼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텍스트로만 구성된 의견서에 대해서는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문서화해서 언제든 참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긴 글만으로 구성되다 보니 근로자들이 쉽게 이해하거나 흥미를 갖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자주 쓰이는 폐기능과 청력 검사 내용을 중심으로 시각적 자료를 포함하고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구성한 리플렛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리플렛 구성 소개: 폐기능 검사와 청력검사
그림 2. 특수건강진단 결과 설명 리플렛 (폐기능 검사)
폐기능 검사는 크게 제한성, 폐쇄성, 혼합성의 세 가지 환기장애 유형으로 나뉩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폐를 풍선에 비유하여 공기가 잘 드나들어야 호흡이 편안한 정상 상태라는 점을 설명합니다. 그 다음에는 검사 결과로 나온 소견이 각각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설명합니다. 특히 폐기능 장애가 심해지면 발생할 수 있는 '안정 시 호흡곤란'이라는 위험을 강조하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보호구 착용의 중요성을 안내합니다. 또한 폐기능 저하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흡연을 중단할 수 있도록 금연의 필요성도 함께 제시합니다.
그림 3. 특수건강진단 결과 설명 리플렛 (청력 검사)
청력검사 리플렛도 비슷한 방식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청력검사는 결과가 1과 2 판정으로 자주 바뀌기 때문에 각각의 판정에 따른 설명을 구분하여 제시하였습니다.
청력 저하가 단순히 잘 들리지 않는 문제에 그치지 않고 의사소통 문제에서 시작해 소외감이나 고립감을 느끼게 되고 결국 우울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를 통해 근로자가 청력 보호의 중요성을 더 실감하게 하고자 했습니다. 아울러, 귀마개 착용을 핵심적인 예방 조치로 안내하면서, 귀마개를 올바르게 착용하는 방법도 함께 제공했습니다.
리플렛 사용 효과에 대한 공식적인 연구는 아직 수행하지 않았으나, 센터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는 긍정적이었습니다 (평균 39.8점, 42점 만점, 조사대상 10명).
사후관리를 하려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리플렛
리플렛의 개발 단계에서 우리 센터에서 일하는 산업위생기사, 간호사들과 초안을 공유하며 내용을 구성하였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다른 직역에 있는 선생님들도 사후관리를 위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근로자 건강센터에서 일하면서 정말 많은 외국인 근로자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의사소통이 항상 과제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를 위해 18개 국어로 번역을 하였습니다. 전문 번역가의 검수는 아직 거치지 못하고 AI 도구를 사용한 것이라 번역의 질이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이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건강진단결과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근로자에게 건강진단 결과를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은 향후 건강증진과 질병 예방을 위한 근로자의 동기 부여를 위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후관리를 위해 힘쓰시는 여러분들께 이 리플렛이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