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직무스트레스 측정도구 비교
김수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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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스트레스 측정도구
산업보건분야에 종사하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국형 직무스트레스 측정도구(KOSS, Korean Occupational Stress Questionnaire)를 보거나 사용하신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이 도구가 개발되어 한국에서 수많은 직무스트레스 연구가 이루어졌고, 직종간 비교를 할 수 있었으며, 일터에서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일본에서도 한국과 비슷한 시기에 BJSQ(Brief Job Stress Questionnaire)라는 도구가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KOSS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차이가 있으며 배울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한국 KOSS의 개요
먼저, KOSS는 2002년 박정선 등의 1차 연구, 2003년 장세진 등의 2차 연구를 통해 개발되었습니다. 벌써 20년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이 도구는 근로자가 겪는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Job stressor)을 파악합니다. 세부적으로는 물리환경, 직무 요구, 직무 자율성 결여, 직무불안정, 관계갈등, 조직체계, 보상부적절, 직장문화 8개 영역의 43개 문항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물리환경을 제외한 7개 영역 24개 문항으로 구성된 단축형도 있습니다. 이 도구에 적용된 주요 직무스트레스 모델은 직무긴장모형, 노력-보상 불균형 모형이며, 여기에 한국적 스트레스 상황을 반영하는 요인이 추가되었습니다.
일본 BJSQ의 개요
반면, BJSQ는 2000년에 미국의 일반 직무 스트레스 설문지(GJSQ)를 활용하여 57문항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도구는 직무요구-자원(Job demand-resource) 모델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세부구성을 보면 직무 스트레스 요인 17 문항, 스트레스 반응 29문항(정신적 반응 18문항, 신체적 반응 11문항), 완충 요인(즉, 사회적 지지) 9문항, 만족도 2문항(가정생활만족, 업무만족)으로 구성되었습니다. 23문항 단축형 설문지도 별도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KOSS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
KOSS는 2018년 감정노동 종사자의 스트레스 평가도구 개선 및 활용방안 마련연구(장세진 등) 를 거쳐 개정되었습니다. 2022년에 직무스트레스 측정지침(KOSHA H-67-2022)에 변경안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본형(43문항), 단축형(24문항)에서 추가로 물리적 환경이 포함된 단축형2(26문항)과 함께 가장 중요한 변화인 감정노동연계형(19문항)이 등장합니다. 감정노동연계형에는 직장문화 영역이 빠진 대신 일-삶의 균형이라는 새로운 요소가 추가되었습니다. 기존의 평가영역 중 조직체계는 조직 불공정, 관계갈등은 사회적 지지 부족으로 그 의미를 재정의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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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기존의 BJSQ를 개선한 new BJSQ가 개발되었습니다. New BJSQ은 기존 BJSQ의 57문항을 포함하여 총 49개 범주의 141개 문항으로 확대 개편되었습니다.
기존의 직무 스트레스 요인 17 문항은 직무요구(job demand) 19 문항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명칭은 직무요구이지만, 기존의 다양한 직무 스트레스 요인에 새로운 요인을 일부 추가한 것입니다. 양적 질적 업무부담, 신체적 부담, 관계갈등, 열악한 물리적 환경, 감정적 요구, 역할갈등, 일과 삶의 불균형과 같은 개념이 반영되었습니다. 스트레스 반응에 관한 문항은 기존 29문항을 47문항으로 늘렸습니다. 이 문항은 스트레스에 의한 결과(outcome)이라는 관점을 도입하여, 심리적 스트레스 반응 18문항, 물리적 스트레스 반응 11문항 포함)뿐만 아니라, 가정생활에 대한 만족, 직장내 괴롭힘, 직장내 사회적 자원, 직업에 대한 몰입도, 업무의 역량, 창조성, 능동적인 학습도 결과변수로 반영하였습니다.
그러나 가장 주목할만한 변화는 직무자원에 관한 설문항목이 대폭 증가하였다는 것입니다. 기존에는 사회적 지원을 묻는 9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항목이 크게 개편되어 직무자원(job resource)라는 개념으로 확장하였습니다. 직무자원은 3가지 수준으로 분류되어, 업무수준(task-level)의 직무자원 20문항, 작업집단수준(workgroup-level)의 직무자원 30문항, 조직수준(organizational-level)의 직무자원 25문항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도구는 항목과 문항수가 많기 때문에, 24문항으로된 BJSQ 단축형(SV-NBJSQ)이 사용됩니다. 이 단축형도구는 BJSQ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축형은 직무요구 3개 문항, 업무수준의 직무자원 2문항, 작업집단수준의 직무자원 7문항, 조직수준의 직무자원 7문항, 스트레스에 의한 결과 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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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점은?
‘일과 삶의 불균형’이라는 개념은 한국과 일본 모두 최초 평가도구에는 없었으나, 개정된 평가도구에 새롭게 포함되었습니다. 한국의 감정노동연계형 KOSS에는 “나의 일과 삶은 적절히 균형을 이루고 있다”, “ 나의 일은 나의 생활을 윤택하게 해준다.”라는 설문이 추가되었습니다. 일본의 new BJSQ에서는 직무요구 항목에 “Work-self balance (negative)”와 조직적 수준의 지원 항목에 “Work-self balance (positive)”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motional demand(감정적 요구), justice(정의)라는 개념이 동일하게 포함된 것도 흥미롭습니다.
시사점
KOSS가 다양한 직무스트레스 요인을 제시하는데 초점을 맞추있습니다. 반면 BJSQ는 직무스트레스 요인은 간소하지만, 자원과 스트레스 반응을 모두 제시하였습니다. 그래서 KOSS는 스트레스요인을 파악하는데 강점을 가지며, BJSQ는 사업장에게 부족한 자원을 파악하는데 유리한 것 같습니다. 괴롭힘, 일과 생활의 균형, 직장정의는 최근에 직장 내 정신건강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던 키워드들입니다. 이 키워드들이 기존에 사용하던 다양한 개념들과 유사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세대들이 이러한 용어에 익숙하고, 현재의 스트레스 상황을 더 설명해줄 수 있다면, 기존에 직무스트레스 평가를 위해 사용되었던 용어나 문구들이 적절하게 변화될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글쓴이: 김수현 (광주근로자건강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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