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배경 설명
이 그림은 1875년에 구스타브 카유보트(Gustave Caillebotte, 1848-94)가 146.5×102cm의 캔버스에 그린 유화로, 그 제목은 '마루 벗기는 사람들’입니다. 원제는 불어로 ‘Les raboteurs de parquet’이고, 영어로는 ‘The Floor Planers’ 또는 ‘The Floor Scrapers’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이 세상에 공개되기까지 큰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원래 구스타브는 이 작품을 1875년 파리 살롱전에 출품하려 하였지만 저속한 노동계급의 삶을 예술의 주제로 삼았다는 이유로 거부되었습니다. 간신히 이듬해인 1876년 두 번째 인상파 전시회에서 이 작품을 공개하였지만, 공개 직후 즉각적인 악평을 받았습니다. 당시 몇몇 화가들이 시도한 사실주의 운동은 노동계급의 삶을 예술의 주제로 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보수적이었던 파리 미술계는 같은 전시회에 출품된 에드가 드가(Edgar Degas, 1834-1917)의 여성 세탁부(Washerwoman)와 함께 이 그림을 불쾌하게 여겼습니다.
사진출처: Musee d’Orsay, Paris, France / Bridgeman Images
- 무릎 부위 신체부담과 반월상 연골파열
위 그림을 다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세 명 작업자가 대패질, 바닥 긁기, 칼날 갈기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각각 다른 작업을 수행하고 있지만 이 세 작업자의 작업 자세는 비슷합니다. 이들에게서 관찰할 수 있는 가장 명백한 건강 위험은 장시간 무릎을 꿇는 것(prolonged kneeling), 어색한 자세(awkward posture), 반복적인 상지 활동(repetitive upper limb activity)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특히, 무릎을 꿇거나 쪼그리고 앉는 등 무릎에 부담을 주는 활동은 무릎 관절에 높은 생체역학적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급성 또는 만성 부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무릎의 반월판 연골파열은 일반적으로 병인에 따라 크게 외상성 또는 비외상성으로 분류됩니다. 먼저 외상성 반월상연골 병변은 활동적인 젊은 사람들에게 흔한데, 무릎부위의 심각한 외상성 충격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반면 비외상성 병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반월판에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져 발생하기 때문에 중년 및 노년층에서 보다 흔합니다. 그리고 근로자들은 두 가지 상황 모두 가능합니다. 세계 여러 나라가 무릎을 꿇거나 쪼그리고 앉은 자세로 장기간 작업한 근로자에게 발생한 반달연골 파열을 직업병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계단 오르기, 중량물(10kg 이상 혹은 25kg 이상) 들어올리기 및 운반하기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과 프로축구 선수, 광부 및 바닥 일꾼(floor layers)과 같은 특정 직업군에서 반월판 연골파열의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논문] 반월상연골 병변의 직업적 위험인자: 체계적 고찰 및 메타분석. 2021
- 화가 구스타브 카유보트의 삶
이 그림을 그린 카유보트는 1848년 파리의 부르주아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공학과 법학 교육을 받았지만 1870년대 초에 전업 화가가 되기로 하고 사실주의와 인상주의풍의 그림을 다수 그렸습니다. 그는 매우 부유했기 때문에 열심히 그림을 그릴 필요가 없었고, 30대에는 원예와 항해에 빠져 그림 그리기를 중단했습니다. 말년에 이르러 그는 반쯤 은둔하는 삶을 살았지만, 생전에 그는 자신의 그림 컬렉션을 일반대중에게 공개한다는 조건으로 프랑스 정부에 기증했습니다. 이 그림은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나중에 파리를 방문하신다면 오르세 미술관에 들러 이 그림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말씀드린 내용 일부와 그 외 더 세부적인 사항은 아래 논문 기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논문] Gustave Caillebotte, The Floor Planers, 1875
글쓴이: 강모열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