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의 시대, 리더십의 중요성

2024년 1월 27일부터 상시근로자 수 5인 이상의 모든 기업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이 적용됩니다.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은 중처법에 따라 중대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갖추고 이행하여야 합니다.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이행에서 가장 먼저 확립되어야 할 사항은 리더십입니다. 안전보건 리더십에는 경영자의 리더십뿐만 아니라, 안전보건경영과 안전문화를 이끌어가는 모든 책임자의 리더십을 포함합니다.

안전리더십에 대한 7가지 통찰력

안전보건에서 리더십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Thomas과 Kristen의 "7 Insights into Safety Leadership" 이라는 저서에서는 수십 년간의 연구와 경험을 통해 조직의 리더가 안전보건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안전에 대해 이해해야 할 7가지 사항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① 안전 수행능력이 사업 수행능력을 이끈다. (Safety Performance Leads Business Performance)

② 안전 리더십은 심각한 부상과 사망에 주목하면서 시작된다. (safety leadership starts with attention to serious injuries and fatalities)

③ 안전리더십은 조직이 개선을 추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safety leadership — the single most important thing an organization can do to set improvement in motion)

④ 문화는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수행능력을 유지한다.(culture sustains performance — for better or for worse)

⑤ 안전을 선도하는 것은 안전에 대한 이해와 함께 시작된다.(Leading Safety Starts with Understanding Safety)

⑥ 조직 안전에서 행동의 역할이 중요하다.(The Role of Behavior in Organizational Safety)

⑦ 인지 편향은 안전에 대한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Safe Decision Making and Cognitive Bias)

그런데, 이러한 안전 리더십이 성공적으로 발휘되려면 리더에게는 어떤 덕목이 필요할까요? 

삶 속에서 생각하고, 실천하는 리더

저는 리더가 가져야할 다양한 덕목 중 핵심은 상대방에게 유해·위험한 것으로부터 스스로 예방하기 위해 생각하는 힘과 안전한 행동을 실천하는 힘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안전보건 리더십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더 큰 무게를 갖습니다. 이러한 리더가 되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누구나 부모나 가르치는 사람의 위치에 이르게 되지만, 저절로 지식과 경륜이 늘고 인격이 높아지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공부하지 않으면 무식이 늘고, 절제하지 않으면 탐욕이 늘며, 성찰하지 않으면 파렴치만 늘어갑니다. 그래서 비슷한 고민을 하였던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모아, 안전보건 리더의 덕목이 무엇인지에 대해 저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여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함께 보시면 좋을 만한 영상을 첨부하였습니다.

1. 타 분야, 타인을 이해하라

저는 안전보건분야에서 필요한 인재는 타 분야와 타인에 대한 이해폭이 넓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영역도 비슷하겠지만 특히 안전보건은 공학, 경영학, 의학, 간호학, 심리학, 법학 등의 다양한 학문적 성과가 함께 결합하였을 때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들을 배척하지 않고 그 중요성을 인정하는 사람이라면, 본인의 학문 분야에서 경험하지 못한 부분을 다른 학문을 통해 배우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안전보건의 역량은 이러한 노력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를 보면 안타깝게도 다른 전문 분야의 관점은 들여다보지 않은 채 내 분야에서의 관점으로만 문제를 보거나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재천의 통섭, 어떻게 통섭형 인재가 될 수 있는가

2. 생각하는 힘을 키워라

우리는 많은 지식을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단시간에 검색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쟁력은 "어떤 지식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가? "보다는, "기존의 지식을 활용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에 달렸습니다. 그래서 ‘생각의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정보화와 자동화로 인해 역설적으로 생각할 시간이 부족해졌습니다. 안전보건분야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있습니다. 현장의 요구나 경험을 숙고할 시간을 갖지 못한 채, 외국의 좋은 기법이라면 충분한 검토없이 무조건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구글 테크토크 no time to think

3. 소프트파워와 하드파워의 조화로운 사용

소프트파워 이론을 선도한 조지프 나이의 견해는 안전보건영역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위협과 보상과 같은 하드파워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인지나 매력과 같은 비강제적 설득수단을 통해 상대방의 선택과 변화를 유도하는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안전에 진심으로 관심을 갖고 있음을 설득하고 보여줄 수 있다면, 사람들 내부에서 참여의 에너지가 분출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조지나이프가 소프트파워만 강조하지는 않았습니다. 소프트파워와 하드파워를 조화시킬 수 있는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스마트파워라고 말합니다.  EBS 위대한 수업: 조지프 나이 '누가 리더인가'

4. 상처주는 말을 경계하고, 말그릇을 키우자

말실수로 난감한 경우는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말을 하거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타인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는 도를 넘는 모욕, 욕설, 성희롱을 할 수 있습니다. 말로 받은 상처는 몸에 난 상처보다 훨씬 깊게 새겨져 오래 가지만 잘 보이지 않아, '보이지 않는 칼'이라고 표현되며, 리더십을 손상시키는 숨겨진 원인입니다. 상대방과 나의 마음을 잘 읽고 배려하면서 적절한 말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 성공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세바시. 리더의 말그릇을 키우는 3가지 질문

5. 미션과 비전을 기반으로 안전문화를 형성하라

저는 기업과 전문기관을 대상으로 안전보건시스템이나 기관평가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리더가 미션과 비젼을 어떻게 제시하고 있느냐가 전반적인 평가결과와 상관성이 높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미션과 비전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신년에 매일경제신문에서 “미션은 조직의 거룩한 꿈이고. 비젼은 기업의 고집스런 목표"라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미션은 조직이 사회 속에서 실현하고, 고객들에게 전달하고자 가치입니다. 미션과 비전은 회사의 구성원에게 적용되고, 취지와 배경이 녹아들어 있어야 하고, 실무에 적용되어 작동되어야 합니다. 미션과 비젼은 안전보건관리의 기초입니다. 그리고 그 기초가 안전문화를 형성하는 기반이 됩니다.

The Power of purpose in Business, Ashley M. Grice, TED

6. 질문을 던져라

무기력한 사람이나 조직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 중 하나는 리더가 의미있는 질문을 다양하게 던지는 것입니다. '최고의 선택을 위한 최고의 질문(워런버거)'에서는 질문자체를 가로막는 방해요인은 두려움, 지식, 편견, 오만, 시간이라고 말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이 지닌 탁월함의 최고 형태는 자신과 타인에게 질문하는 것”이라고 했고,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도 “ 질문이 없으면 통찰도 없다” “심각한 오류는 오답 때문에 생기지 않는다. 진짜 위험한 것은 잘못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라고 언급합니다. 리더는 무기력해진 조직과 개인을 위해 다양하고 개방적 질문과 정확한 질문을 던져 자신과 조직의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최고의 선택을 위한 최고의 질문(워런버거, 21c북스)

글쓴이: 어원석

1.숭실대학교 안전보건융합공학과 교수

2.사)한국산업위생협회 발전기금운영위원장

3.사)한국호흡보호구학회 부회장

4.사)한국산업보건학회 이사

4.사)한국스마트안전보건기술협회 제조분과 위원장

5.사)한국안전교육기술원 전임교수

7.인천글로벌캠퍼스 안전보건경영위원

8.지티사이언 기술고문

9.공공기관 및 기업 평가위원 외

[저서] 산업안전기사, 산업위생기사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