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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의학 무엇이 다른가? (오이레터 21호)
고지혈증 관리를 위한 생활습관의학 역량 - 지식1 (오이레터 28호)
수치로만 인식되는 혈중 콜레스테롤
혈중 콜레스테롤은 심혈관질환 예방 및 관리에 있어서 필수적으로 참고하는 검사입니다. 검사 결과에 따라 약을 처방하기도 하기도 하고, 생활습관 개선을 권고하기도 합니다.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이 있을 경우에는 약물치료의 기준이나, 목표로 하는 콜레스테롤 수준이 더 낮아집니다. 그런데, 수치가 높은 환자들의 첫 질문은 “그럼 약을 먹여야 하나요?”입니다. “혈중 콜레스테롤이 왜 증가했지요?”라고 질문하는 환자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혈중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는 원인을 모른 채 약을 복용하면 평생 약을 복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관련된 합병증이나 부작용이 남은 생애 동안 따라오게 됩니다.
혈중 콜레스테롤의 의미
지난 오이레터 28호에서는 식물성위주로 식단을 바꾸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큰 폭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이 관찰될까요? 혈중 콜레스테롤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알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혈중 콜레스테롤의 20%는 음식을 통해 섭취한 것이고, 나머지 80%는 간과 소장의 세포들이 직접 합성한 것입니다. 콜레스테롤은 동물성 식품에만 있고, 식물성 식품에는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것만으로도 최소한 20%의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를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혈중 총콜레스테롤이 280인 경우 56정도 감소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부 동물성 식품의 콜레스테롤 함량을 보시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얼마나 콜레스테롤을 섭취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칼럼] 하버드의대의 “콜레스테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생각보다 적은 식이 콜레스테롤의 효과
생각보다 혈중 콜레스테롤 중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의 역할이 크지 않다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식이 콜레스테롤(외인성 콜레스테롤)뿐만 아니라 간과 소장을 비롯한 다양한 신체 장기의 세포들에서 합성되는 콜레스테롤(내인성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콜레스테롤 합성은 어떤 경우에 증가할까요?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인슐린입니다. 인슐린은 대표적인 동화호르몬으로 에너지 저장 및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촉진합니다. 이 과정에서 세포막의 주요 성분인 콜레스테롤도 함께 합성을 촉진합니다. 인슐린이 콜레스테롤 대사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이해하면, 콜레스테롤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방법도 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논문] 혈당, 인슐린, 콜레스테롤 대사의 상호작용의 최신지견(2022)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동물성 단백질
인슐린을 분비하는 요인하면 가장 먼저 설탕이 떠오를 겁니다. 혈당이 올라가면 혈당을 세포 안으로 흡수시키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된다는 사실은 일반인들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단백질, 특히 동물성 단백질이 인슐린을 분비시킨다는 사실은 일반인뿐만 아니라 많은 의료 및 영양 전문가들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대체로 동물성 단백질이 식물성 단백질에 비해 인슐린을 분비시키는 효과가 크고, 동물성 단백질 중엔 특히 유청단백 및 카제인 등 우유의 단백질이 인슐린을 분비시키는 효과가 가장 큽니다. 동물성 단백질이 식물성 단백질에 비해 인슐린 분비효과가 큰 이유로 분지쇄아미노산(BCAA)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유청단백엔 특히 분지쇄아미노산(BCAA) 함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사실들은 당뇨병 관리를 둘러싸고 상반된 견해로 이어지게 됩니다. 혈당 조절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 단백질 섭취 특히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적극적으로 권하게 됩니다. 반면 과잉으로 분비되는 인슐린을 줄여서 인슐린저항성을 개선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경우 동물성 단백질이 아닌 식물성 단백질을 적극적으로 권하게 됩니다.
[논문] 비당뇨인의 혈청 분지쇄아미노산 농도와 공복 및 식후 인슐린 농도의 관련성(2021)
[논문] 식물성 단백질의 당뇨병 예방효과 및 다양한 동물성 단백질의 인슐린 분비능력 비교(2016)
소고기 햄버거의 인슐린 분비 효과
1984년 2형당뇨병 환자 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는 동물성 단백질이 혈당과 인슐린에 미치는 영향을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포도당 50g을 먹을 때에 비해 포도당 50g에 동물성 단백질(저지방 소고기햄버거)을 10g, 30g, 50g을 추가해서 먹을 경우 인슐린이 용량 반응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혈당은 인슐린 분비에 비례해 단백질을 더 많이 먹을수록 낮아지는 것이 확인됩니다.